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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이야기

'달(Moon)'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 6편(마지막편)-달의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by lonebean 2025. 11. 24.

달 이야기 6편

지금까지 우리는 달 생존 기술, 건설 기술, 남극의 얼음, 그리고 도시 운영의 기반까지 차근차근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자연스럽게 하나로 모일 것 같다.(아니더라도 그렇다고 하자.)
“과연 달에 세워질 첫 번째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달 기지는 단순히 ‘임무 수행을 위한 베이스캠프’지만, 달 도시는 전혀 차원이 다른 개념이다.
사람이 머무르고, 생산하고, 이동하며, 문화와 사회를 이루는 공간. 즉 지구 밖에서 처음으로 ‘도시’라는 형태를 갖추는 곳이 된다.

이번 편에서는 실제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달 도시의 형태를 항목별로 정리해본다.


1. 도시의 입지: 남극이 선택될 수밖에 없는 이유

입지라고 하니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는 너무 익숙한 개념이겠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입지'와 조금은 다른 의미일 수 있지만, 어찌됐건. 미래 달 도시의 초기 입지는 거의 예측이 가능하다.
과학자와 우주기관이 공통적으로 지목하는 장소는 달 남극 샤클턴 크레이터(Shackleton Crater) 인근이다.

이곳이 선택될 이유는 명확하다.

 

① 얼음 자원이 풍부하다

남극의 영구 음영지역(PSR)에는 수십억 톤 규모로 추정되는 얼음이 존재한다.
이 얼음은 단순히 물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 산소
  • 수소(연료)

세 가지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자원이라는 점에서, 달 도시의 생명줄과도 같다.

 

② 햇빛이 꾸준히 들어오는 지역이 존재한다

남극에는 ‘영원히 빛나는 봉우리(Peaks of Eternal Light)’라 불리는 장소가 있다.
연중 대부분의 시간을 햇빛으로 비출 수 있어 전력 안정성이 극단적으로 높다.
전력 인프라가 안정되면 도시화의 절반은 이미 해결된 것이나 다름없다.

결과적으로 남극은 자원 + 에너지 + 인프라 조건을 거의 유일하게 만족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달 도시의 첫 자리도 이곳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2. 도시 구조: 지하와 지상을 결합한 계층형 모듈 도시

이전 편(5편)에서 언급했듯이 달의 환경은 인간에게 너무 가혹하다.
극단적인 온도, 방사선, 미세 운석, 레골리스 먼지 등 어느 하나 쉽게 넘길 수 있는 요소가 없다.
그래서 도시 구조는 지구 도시처럼 수평으로 넓게 펼쳐질 수 없다.
대신 지하 중심의 ‘계층형 도시’가 가장 현실적인 모델로 거론된다.

 

① 지하: 거주·작업·농업의 중심 공간

지하 공간은 레골리스(달 토양)로 자연스럽게 덮여 방사선 차폐 효과가 뛰어나다.
따라서 주요 생활구역이 놓이는 공간도 지하가 된다.

  • 거주 모듈
  • 농업/수경재배 모듈
  • 산소 발생 시스템
  • 폐수 처리 및 순환 시스템
  • 공기·압력 조절 설비

지하는 온도 변동도 작아 장기 거주에 안정적이다.

 

② 지상: 발전·건설·채굴의 작업 구역

지상은 장비가 활동하는 공간이다.
인간이 오래 머물기보다는 자동화된 시스템이 주도한다.

  • 대규모 태양광 발전 시설
  • 로봇 건설기지
  • 레골리스 채굴 작업장
  • 탐사 로버 정비 구역

사람이 외출하더라도 대부분은 단기 작업 중심일 수 밖에 없다.

 

③ 외곽: 광물 채굴 및 로봇 전용 작업벨트

티타늄, 철, 실리카 등 달 토양 기반 자원을 확보하는 지역이다.
초기에는 로봇 전용 벨트로 운영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소재 공장·3D프린팅 인프라와 연결될 것이다.


3. 자급자족 시스템: 달 도시 생존의 핵심

달 도시의 자립성을 위해서는 다음 3가지가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① 에너지 시스템

  • 태양광 + 축전 시스템
  • 소형 원자로(킬로파워)
  • 극저온 환경 대비 전력망 안정화 설계
    이 세 가지가 조합되며, 특히 원자로는 야간 14일 동안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② 물·산소 순환 시스템

얼음 → 물
물 → 산소·수소 분해
식물 → 산소 생성·폐기물 재처리
이처럼 도시는 반폐쇄적인 생태 순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③ 연료 생산 기지의 역할

수소·산소는 바로 로켓 연료이다.
달 도시가 안정되면, 지구 발사 비용은 대폭 줄어든다.
이 때문에 달 도시의 경제적 가치도 수직적으로 증가한다.


4. 토지 이용과 교통: 인간이 아니라 로봇 중심의 설계

달 도시는 지구처럼 자동차를 달릴 이유가 없다.
대기와 압력이 없는 공간에서 ‘노면 주행’이라는 개념 자체가 애매하다.

 

① 도시 내부 이동: 지하 터널 네트워크

거주자는 대부분 지하 터널을 걸어서 이동한다.
터널은 기압이 유지되고, 먼지가 차단되며, 심리적으로 안정적이다.

 

② 지상 이동: 전기 로버·다관절 로봇

지상에서는 로봇이 대부분의 일을 대신한다.

  • 화물 운송
  • 태양광 패널 유지보수
  • 채굴 장비 운영
  • 건설 자재 이동

사람이 외출하는 횟수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다.

 

③ 기지 간 장거리 이동: 초저중력 로버

달은 중력이 낮기 때문에 지상 이동 장비 설계도 지구와 완전히 다르다.
바퀴 + 로봇 다리 하이브리드 로버, 혹은 저중력 점프형 장비가 연구 중이다.


5. 달 도시의 경제: 생산 중심의 산업도시

달 도시는 초기부터 ‘생활도시’가 아니라 ‘생산도시’의 성격을 가지게 될 것이다.
예상되는 핵심 산업은 다음과 같다.

  • 레골리스 소재 공정
  • 3D 프린팅 건축 자재 산업
  • 연료 생산 및 수소·산소 저장 시스템
  • 첨단 로봇 제작·유지·테스트 센터
  • 관측 천문대 및 기초과학 실험시설
  • 화성 탐사 임무 지원 기지

즉 달 도시는 우주 산업의 중심지, 지구 외 물류기지, 우주 인프라 허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6. 인간의 삶: 달에 맞춘 새로운 생활 리듬의 등장

달의 29.5일 낮밤 주기는 인간의 생체 리듬과 맞지 않는다.
그래서 달 도시는 자체적인 ‘도시 시간’을 운영한다.

  • 지구와 유사한 24~25시간 단위의 시간제
  • 색온도 조절 조명을 통해 인공적 낮과 밤 구현
  • VR 자연환경을 활용한 스트레스 관리
  • 모듈 분위기 차별화를 통한 정신 건강 유지

이러한 생활 방식은 어느 도시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문명 형태다.


7. 마무리 — “달 도시”는 인류 문명 2.0의 시작점이다

달 도시가 수백만 명이 사는 대도시로 성장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초기 몇 백 명 규모의 도시라도 의미는 충분하다.

  • 지구 밖 첫 자급 경제
  • 우주 교통망의 중추
  • 화성·소행성 탐사의 중간기지
  • 새로운 사회 규범과 문화의 탄생

지구 문명과는 다른 조건에서, 다른 방식으로 성장하는 인류 최초의 외계 문명.
달 도시는 바로 그 시작점이 된다.

 

-달 이야기,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