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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이야기

'달(Moon)'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 5편-달에서 생존하기

by lonebean 2025. 11. 23.

달 이야기 5편

 

달 기지 건설 기술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냈다면, 다음 질문은 자연스럽게 “그곳에서 인간이 실제로 살아갈 수 있느냐”로 이어진다. 우주 탐사는 결국 기술의 문제이기 전에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달은 지구와 조건이 너무 다르다. 인류가 지금까지 경험해본 어떤 환경과도 비교하기 어렵다. 이번 편에서는 달에서 인간이 마주하게 될 핵심 환경 요소들을 정리하고, 각 문제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려는지 단계별로 살펴본다.


1. 숨막히게 긴 달의 낮과 밤 — 29.5일 주기의 현실

달에서의 하루는 약 29.5일이다. 다시 말해 한 번 해가 뜨면 약 14일 동안 낮, 그리고 이어지는 14일 동안은 완전한 밤이다.
이 단순한 사실 하나만으로도 인류의 거주 모델은 상당히 복잡해진다.

  • 낮에는 태양광이 풍부하지만 발열 관리가 어려운 수준
  • 밤에는 영하 170℃까지 떨어지는 극저온
  • 장기적 에너지 공급의 단절
  • 장기간의 햇빛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생체 리듬 교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NASA와 ESA는 “열·전력 연속성 확보 모델”을 연구 중이다.
대표적인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태양광 + 축전 시스템의 고용량화
    낮 동안 받은 태양 광력을 대용량 배터리나 연료전지 형태로 저장하는 방식이다. 무게 문제 때문에 기지 외부 인프라와 연계된 하이브리드 형태가 유력하다.
  2. 원자력 기반의 지속 전력원
    NASA는 이미 ‘킬로파워(Kilopower)’라는 10kW급 소형 원자로 실증을 마친 상태다. 달의 장기간 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카드다.
  3. 남극 지역 유리성 활용
    달 남극은 햇빛이 고르게 들어오는 “영원히 빛나는 봉우리(Peaks of Eternal Light)”가 존재한다. 아르테미스 미션이 남극 착륙을 우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 중력 문제 — 1/6g에서 인간의 몸은 어떻게 변할까

중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인체는 중력에 완전히 최적화되어 있다.
그런데 달의 중력은 지구의 16.6% 수준이다. 장기 거주 시 문제가 되는 요소들은 이미 ISS 장기체류 데이터를 통해 검증된 바 있다.

  • 근육 감소
  • 골밀도 저하
  • 체액 재분포
  • 균형 감각 혼란
  • 면역 체계 변화

달은 미세중력(0g) 환경은 아니지만, 문제의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다음과 같다.

  1. 저중력 전용 운동 시스템
    탄성 저항식 장비, 인공중력 효과를 내는 회전식 트레이닝 시설 등이 거론된다.
  2. 부분 인공중력 공간 도입
    기지의 일부 모듈을 회전시키는 방식으로 0.3~0.5g 정도의 인공중력을 구현하는 실험도 검토되고 있다. 완벽하진 않지만 회복·치료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3. 영양 + 미세전류 자극요법
    우주 생리학에서 실험 중인 방식으로, 근·골격계의 손실을 줄이는 보조 전략이다.

3. 달 먼지(레골리스)의 위협 — 단순한 먼지가 아니다

달 표면의 레골리스는 지구의 먼지와 전혀 다르다.
마모되지 않은 날카로운 입자, 전하를 띠는 성질, 정전기적 부착 등으로 인해 우주복·장비·필터·관절 시스템에 치명적이다. 아폴로 우주인들은 “한 번 묻으면 절대 안 떨어지는 먼지”라고 표현했다.

달 먼지가 위험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 정전기로 인해 우주복 내부까지 침투 가능
  • 기계 장비를 빠르게 마모시키는 특성
  • 인체 호흡기로 들어가면 폐섬유화 유발 가능성

따라서 미래 달 기지에서는 다음 전략들이 필수다.

  1. 전자기·초음파 기반 먼지 제거 시스템
    우주복 외부에 부착된 먼지를 기지 진입 전에 떼어내는 장치가 연구 중이다.
  2. 레골리스 차단형 이중 도킹 시스템
    기지 내부로 먼지가 유입되지 않도록 ‘에어록+정전기 제거실’ 구조가 적용될 전망이다.
  3. 레골리스 친화형 장비 소재 개발
    세라믹 코팅, 내마모성 합금, 자가치유형 폴리머 같은 신소재가 가장 유력하다.

4. 우주 방사선 — 달에서 가장 위협적인 환경 변수

달은 대기와 자기장이 없다.
즉, 태양풍과 은하 우주선(GCR)이 그대로 쏟아진다. 실제로 달 표면의 연간 방사선량은 지구의 최소 수백 배에 달한다.

핵심 해결 전략은 다음 세 가지 방향으로 나뉜다.

  1. 지하 거주 혹은 레골리스 차폐 구조
    달 기지를 레골리스로 덮어 방사선을 차단하는 방식은 가장 현실적이다. ESA 연구 기준 약 2m 두께면 상당한 보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2. 수소 기반 차폐재 활용
    수소는 방사선을 산란시키는 특성이 있어, 물·폴리에틸렌·빙하 자원을 차폐벽으로 사용한다.
  3. 태양 폭풍 경보 시스템
    NASA는 이미 태양 활동을 실시간 분석하는 HELiOS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폭풍 발생 시 우주인들은 밀폐된 방사선 보호실로 긴급 이동하게 된다.

5. 달에서의 생체 리듬과 정신건강 — 예상보다 중요한 요인

사람은 광량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달 남극이라 해도 지구 같은 낮밤 순환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장기 거주 시에는:

  • 수면 패턴 교란
  • 식욕·기분 변화
  • 장기적 업무 효율 저하
  • 폐쇄 환경 스트레스 증가

이런 문제들이 현실적으로 발생한다.

해결 방향은 아래와 같다.

  1. 인공 조명 기반의 ‘일주기 리듬 유지 시스템’
    시간대에 따라 색온도와 밝기를 조절해 지구의 하루를 강제적으로 재현한다.
  2. 모듈 간 환경 다양성 확보
    생활 모듈, 작업 모듈, 휴식 모듈의 분위기를 다르게 만들어 심리적 피로를 줄이는 전략이다.
  3. VR 기반 자연환경 시뮬레이션
    지구의 숲, 바다, 산 같은 환경을 시각·청각으로 제공하여 폐쇄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기술도 고려되고 있다.

6. 마무리 — “달에서 살아남는 법”은 이미 기술적으로 조각이 맞춰지고 있다

달에서 생존한다는 개념은 예전에는 공상과학 이야기로만 여겨졌지만, 이제는 구체적인 기술 목록으로 나열할 수 있을 만큼 현실에 가까워졌다.
낮밤주기, 저중력, 레골리스, 방사선, 정신건강 문제까지 — 모든 영역은 각각 해결 전략이 마련되고 있고, 일부는 이미 기술 실증 단계에 진입했다.

다만, 달에서의 생존이 곧 정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많고, 기지 설계는 향후 10~20년 동안 계속 수정될 것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하나다. 달은 더 이상 접근할 수 없는 세계가 아니다는 점이다.

다음 편에서는 이 생존 기술들이 실제로 적용될 미래 달 도시의 청사진을 살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