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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이야기

인간은 화성에서 어떻게 숨 쉬고 먹고 살까? 화성 거주를 위한 5대 생존 기술

by lonebean 2025. 11. 23.

화성이야기 5편_화성 거주

 

지난 4편까지 우리는 화성의 환경과 테라포밍의 한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행성 전체를 바꾸는 것이 먼 미래의 일이라면, **'당장 인간이 살 수 있는 거주지(Habitat)'**를 짓는 것은 현재 진행형인 프로젝트입니다.

하지만 화성은 지구와 달리 공기도, 물도, 음식도 없습니다. 심지어 쏟아지는 방사선까지 막아야 합니다. NASA와 민간 우주 기업들은 이 극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기술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화성 정착을 현실로 만드는 5가지 핵심 생존 기술을 분석해 봅니다.


1. 주거(Shelter): 3D 프린팅과 레골리스(Regolith)

화성 거주의 첫 번째 과제는 **'방사선 차폐'**입니다. 화성에는 자기장이 없어 우주 방사선이 지표면으로 쏟아지는데, 이는 지구의 약 20~40배 수준입니다. 텐트 같은 단순한 구조물로는 생존이 불가능합니다.

  • 지하 거주 (Lava Tubes): 가장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화성 지표 2~3m 아래로만 내려가도 토양(레골리스)이 방사선을 효과적으로 막아줍니다.
  • 3D 프린팅 건축: 지구에서 무거운 건축 자재를 가져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현지의 흙(레골리스)을 녹여 잉크처럼 사용, 로봇이 건물을 짓는 3D 프린팅 기술이 핵심입니다. NASA는 이미 '3D 프린티드 해비타트 챌린지'를 통해 이 기술을 실증하고 있습니다.

2. 호흡(Air): MOXIE와 밀폐형 생명 유지 시스템

화성의 대기압은 지구의 1% 미만이며, 그마저도 95%가 이산화탄소입니다. 인간이 맨몸으로 노출되면 체액이 끓어올라 즉사하게 됩니다. 따라서 거주구는 완벽한 여압(Pressurized)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 산소 생산 (ISRU): 화성 대기의 이산화탄소(CO2)를 전기 분해하여 산소(O2)를 만드는 기술입니다.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에 탑재된 **'목시(MOXIE)'**가 이미 화성 현지에서 산소 생성에 성공했습니다.
  • 공기 재순환: 외부 공기 유입이 불가능하므로, 국제우주정거장(ISS)처럼 내부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산소를 다시 공급하는 폐쇄형 순환 시스템이 필수적입니다.

3. 식수(Water): 지하 얼음 채굴과 재활용

물은 생명 유지뿐만 아니라 로켓 연료(수소) 생산에도 필요합니다. 지구에서 물을 실어 나르는 것은 비용 효율이 매우 떨어지므로, 반드시 현지에서 조달해야 합니다.

  • 지하 얼음 채굴: 화성 극지방과 중위도 지역 지하에는 막대한 양의 얼음이 매장되어 있습니다. 로드리게스 웰(Rodriguez Well) 방식처럼 열을 가해 얼음을 녹여 물을 추출하는 기술이 유력합니다.
  • 극한의 재활용: 영화 <듄>의 사막복처럼, 화성 기지에서는 땀, 소변, 샤워한 물까지 90% 이상 정수하여 재활용하는 시스템이 가동될 것입니다.

4. 식량(Food): 스마트팜과 독성 토양 해결

 

통조림만 먹고 살 수는 없습니다. 장기 거주를 위해서는 자체적인 식량 생산 시스템, 즉 우주 농업이 필요합니다.

  • 과염소산염 제거: 화성의 흙에는 '과염소산염'이라는 독성 물질이 있어 식물을 바로 심을 수 없습니다. 미생물이나 물 세척을 통해 이 독성을 제거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 밀폐형 수경재배 (Hydroponics): 흙 대신 영양액을 사용하고, 부족한 태양광 대신 LED 조명을 활용하는 스마트팜 기술이 적용됩니다. 이는 식량 생산뿐만 아니라 심리적 안정과 산소 공급원으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5. 에너지(Power): 태양광을 넘어 원자력으로

이 모든 시스템을 돌리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기가 필요합니다. 화성은 태양과의 거리가 멀어 태양광 효율이 지구의 40% 수준밖에 되지 않으며, 거대한 먼지 폭풍이 불면 발전이 중단될 위험이 있습니다.

  • 소형 원자로 (Kilopower): NASA는 **'킬로파워(Kilopower)'**라는 초소형 원자력 발전 시스템을 개발 중입니다. 날씨와 상관없이 24시간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화성 기지의 심장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마치며: 기술의 통합이 만드는 생존

화성 거주는 어느 한 가지 기술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방사선을 막는 집, 숨 쉴 공기, 마실 물, 먹을 음식, 그리고 에너지가 거대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완전 순환형 생태계'**가 완성되어야 합니다.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공상과학 소설 속 이야기였던 기술들이 이제 실험실을 넘어 화성 현장에서 테스트되고 있습니다. 인류는 이제 '방문'을 넘어 '정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음 마지막 6편에서는 이 붉은 행성에 세워질 도시,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갈 인류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