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에서 보낸 수많은 탐사선들이 화성의 과거를 파헤쳐 왔다면, 이제 우리의 관심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있다. 바로 ‘사람이 그곳에서 실제로 살 수 있는가?’라는 궁극의 질문이다.
말은 쉽지만, 화성 환경은 인간의 생명 유지 시스템이 버틸 수 있는 한계선 바깥에 있다. 대기도 희박하고, 온도는 극단적으로 낮으며, 지표는 방사선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나라와 민간기업 연구진들은 다양한 기술적 해결책을 고민하며 현실적인 로드맵을 제시하는 중이다.
이번 5편에서는 화성 거주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들을 간단히 정리해보려 한다.
1. 화성 거주의 가장 기본 조건: 방사선 차폐 기술
화성에서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방사선이다.
지구는 강력한 자기장이 있다 보니 우주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 입자 대부분을 차단하지만, 화성은 이미 자기장을 잃은 상태다. 그 결과 표면 방사선량은 지구의 약 20~40배 수준에 이르며, 장기간 노출 시 암 발병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현재 제시되는 기술적 대응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 지하 거주 방식
화성의 토양(레골리스)을 천연 차폐재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실제 연구에서는 지표 2~3m 아래만 들어가도 상당수의 방사선이 차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건설 자재를 직접 화성에서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이다.
- 3D 프린팅 기반 레골리스 벽체
NASA는 화성 토양을 이용해 레골리스 기반 건축물을 3D 프린팅으로 제작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방식은 구조물 자체가 방사선 차폐 역할을 하면서도 초기 기지 건설에 필요한 자재 운송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 인공 방사선 차폐재
폴리에틸렌, 수소 함유 소재 등 방사선 약화에 효과적인 경량 재료를 기지 설계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장기 거주에는 대규모 차폐가 필요하기 때문에 레골리스 활용 방식과 혼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된다.
2. 화성 주거 공간의 핵심: 압력·대기 조절 시스템
화성의 평균 대기압은 지구의 1% 이하에 불과하다. 사람이 직접 노출되면 바로 의식을 잃게 된다.
따라서 화성 주거 시설은 완전한 밀폐 공간이어야 하며, 내부에서 압력과 가스 조성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 적정 대기압 유지
국제 기준으로 우주선 내부는 일반적으로 지구 해수면의 70~80% 수준의 압력으로 맞추는데, 화성 기지도 이 범주에 맞출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외부 압력과의 차이가 큰 만큼 구조체의 내압 설계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 산소·질소 확보
산소는 화성 대기 중 CO₂를 전기분해하여 생산할 수 있다. 이미 NASA의 MOXIE 실험을 통해 기술적 가능성이 확인됐다.
하지만 질소는 화성 대기에 매우 적기 때문에 초기 정착지는 지구에서 운반한 질소를 사용하고, 이후 현지 추출 기술을 개발하는 방식이 고려된다.
- 공기 재순환 시스템
지구와 달리 외부 공기를 들여올 수 없기 때문에, 내부 공기를 계속 정화하고 재활용하는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ISS(국제우주정거장)의 생명 유지 시스템이 좋은 참고 모델이 되지만, 화성은 중력·먼지·토양 가스 등 변수가 더 많다.
3. 화성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명 유지의 본질: 물 공급 기술
화성 거주의 지속 가능성은 결국 물의 안정적 확보에서 결정된다.
다행히 화성에는 극지방의 얼음, 지하 얼음층, 특정 지형에서 발견되는 수화광물 등 물의 흔적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 지하 얼음 채굴
가장 현실적인 방식은 지하 얼음을 열로 녹여 물을 추출하는 방법이다.
초기 기지 건설지로 지하 얼음이 풍부한 지역이 거론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대기 중 수분 포집
화성 대기는 낮은 압력에도 불구하고 특정 지역·시간대에는 약간의 수증기가 존재한다.
신기술을 적용하면 공기 중에서 미량의 수분을 모아 물로 전환할 수 있으며, 실제 여러 연구진이 고습도 조건에서 높은 효율을 기대하는 장치를 시험 중이다.
- 물 재활용 시스템
화성에서는 물이 매우 귀하기 때문에 ISS처럼 소변·습도·생활수까지 모두 회수해 정수하는 순환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4. 화성에서 식량을 해결하기 위한 농업 기술
장기 거주를 목표로 한다면 식량 공급은 외부 의존에 맡겨둘 수 없다.
다만 화성 토양에는 과염소산염이라는 독성 물질이 포함돼 있어, 이를 그대로 사용하여 농작물을 재배할 수는 없다.
- 레골리스 세척 및 정화
과염소산염 제거 기술이 완성되면 화성 토양을 재배용으로 전환할 수 있다.
여러 실험에서 미생물·화학적 처리·가열 방식 등이 연구되고 있다.
- 밀폐형 수경재배
현재 가장 안정적인 방식으로, 물과 영양분을 직접 공급하는 방식이다.
화성은 광량이 지구의 약 40% 수준이므로 LED 인공조명이 주요 광원으로 활용된다.
- 폐쇄형 바이오 돔
기압·습도·CO₂ 농도를 조절해 식물이 빠르게 성장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장기적으로는 화성 생태계의 작은 축소판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5. 에너지 확보: 화성 기지의 동력원
화성 거주의 에너지원은 기지 전체의 안정성과 직결되는데, 다음 3가지가 검토될 수 있다.
- 태양광 발전
가벼운 패널을 가져가기 쉬운 만큼 초기 기지에 필수적이다.
다만 화성의 먼지 폭풍(더스트 스톰) 때문에 장기적으로 완전 의존은 위험하다.
- 소형 원자로(SMR)
NASA는 실제로 달·화성용 킬로파워 원자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태양광의 한계를 보완하면서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유력하다.
- 열전 발전 및 풍력
대기 밀도가 낮아서 효율이 떨어지지만, 특정 지형에서는 보조 전력원으로 검토되고 있다.
6. 결국 핵심은 ‘통합 시스템’
화성 거주 기술은 각각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방사선 차폐 → 기압 유지 → 물·공기 관리 → 식량 생산 → 에너지 공급
이 모든 요소가 하나의 생태계처럼 연결되어야 비로소 안정적인 정착이 가능해진다.
단일 기술만으로는 생존을 보장할 수 없으며, 여러 분야의 연구와 실험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비로소 화성에서의 생활이 현실로 다가온다.
마무리 – 인간 거주의 첫 터전을 위해
지금까지 살펴본 화성 거주 기술들은 아직 진행 중인 연구도 많고, 실험 단계에 머문 것도 적지 않다.
하지만 불과 20년 전만 해도 화성에 사람이 가는 것 자체가 먼 미래의 이야기였다는 점을 떠올리면, 현재의 기술적 진전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다음 6편(화성이야기의 마지막편)에서는 화성에 도시가 탄생한다면 사회는 어떤 모습일지 짧은 소견으로나마 한번 그려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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